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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매입과 기업몰락

  • 작성자
    박검진
  • 작성일
    2012-07-31 16:13:44
  • 조회수
    2670
 
얼마전에 코닥의 파산소식으로 놀라웠는데 이번엔 코닥의 특허가 경매시장에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또 한번 놀랬다. 코닥은 파산신고를 하면서 시티그룹으로부터 금융융자를 받았는데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특허라도 팔라고 아우성인 모양이다. 특허가치가 26억달러 쯤 된다고 한다. 이런 코닥의 특허를 사고자 특허사냥꾼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고 한다. 애플과 MS 진영이 특허괴물로 유명한 인텔렉츄얼벤처스를 끼고 전쟁을 치를 준비를 끝냈고, 상대진영은 구글을 필두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연합군이 RPX를 끼고 싸울 준비를 완료했다.
 
누가 이길지 모르겠으나 한편 생각하면 참 서글픈 생각도 든다. 특허라는 것이 무엇인가? 기업에서 자사사업을 영위하는데 자신들의 귀중한 아이디어를 허락도 없이 쓰는 것을 막고자 특허라는 제도를 통하여 방어를 목적으로 출원해 놓는 것 아닌가! 이런 개념이 세월이 흐르면서 특허는 기업을 죽이는 무서운 무기로 돌변을 했다. 1980년대 미국이 무역적자에 허덕일 때, 자국산업에 진출하는 타국 기업을 퇴출하고자 당시에 카터행정부에서 특허분쟁을 독려했다. 그 전방에 선 회사가 TI였다. 당시에 TI로부터 일본과 한국이 당한 것을 시작으로 특허분쟁은 전방위적으로 확전되는 양상으로 돌변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특허가 단순히 방어용이 아닌 공격용 무기가 되었고, 무기가 없으면 돈주고 구입해서라도 전투에 임해야하는 매정한 세상이 되었다.
 
특허매입의 중요성은 내가 1990년대 초에 일본 히다찌를 방문했을 때, 일본인 변리사가 알려주어서 잘 알게 되었다. 당시에 술자리에서 일본인 변리사는 술에 취해있었고, 나는 그에게 다가가서 어떻게 해야 강한 특허를 만들 수 있는지 질문하니, 그는 딱 잘라 말했다. 특허를 매입하라는 것이었다. 20년이 지난 지금 코닥특허를 매입하고자 달려드는 사냥꾼들을 보니 20년전 일본인 변리사가 투영된다. 세월은 흘러도 특허전략은 변화가 없는 것 같다. 얼마전에 서울반도체가 청색LED로 유명한 니치아와 한판 특허 싸움을 벌였는데 결국 무승부로 승부가 끝났다. 그 배경에는 35만불 주고 구입한 특허 한건이 있었다고 한다. 특허매입이 중요하긴 한것 같다. 내가 LG에서 근무할 때, NEC와 특허협상시에도 줄곧 코너에 몰리다가 돌파구를 찾은 것이 파산한 왕사로부터 매입한 특허들 때문이었다. 그 특허들은 후에 인텔로부터도 기술료를 받게된다. 이쯤되면 특허매입이 얼마나 기업에게는 중요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특허사냥꾼들이 우리대학들에게도 마수를 뻗치고 특허를 입도선매하고 있다는 것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특허제도가 생긴 것은 산업발전을 활성화하기 위해서인데 산업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변질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미국 경제공황이 발생된 원인 중에 하나가 특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 때문에 특허는 한동안 버림받은 자식 취급을 받기도 했으나 특허는 아직도 건재하다. 기업은 몰락하고 있는데 그주위에서 떡고물을 주어 먹으려고 달라붙는 특허사냥꾼들을 보니 특허제도를 다시한번 돌아보게 된다. 특허가 과연 기술발전을 독려하여 국가 산업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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