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우터머 여러분, 안녕하세요?
정말 오랫만에 연락을 전합니다. 명령에 따라 다른 부서로 갔다가, 제대로 인사도 못드린 채 홀연히 코넬대학교로 온 김석호입니다. 이제 도착한 지 딱 한 달이 되었습니다. 미국이라는 곳에 정착하는 것이 생각보다는 쉽지 않더군요. 잘 아시겠지만 특히 차가 없으면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다행히 유완식 변리사님이 가족처럼 대해 주시고 도와주셔서 이제 많은 것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집 계약하고, 은행 계좌 개설하고, Social Security Number 받고, 휴대전화, 인터넷, TV 캐이블 갖추고, 마지막으로 차도 샀습니다.
모두들 건강하신지요? 카우텀 웹사이트를 보니 평가에, 교육에, 여전히 바쁘게 돌아가고 있군요. 여러분과 함께 일하던 때가 그립습니다. 그동안 여러분 덕분에 정말 재미있었고 행복했다는 말과 깊은 고마움을 전합니다. 여러분의 열정과 노력이 있기에 우리나라 대학 기술이전이 이만큼 발전했고, 또한 미래도 밝다고 생각합니다. 회자정리, 거자필반이라는 말이 있죠. 멀리 있지만 여러분의 발전과 건승을 기원하며, 저또한 열심히 살겠습니다.
코넬대학교 CCTEC에 있어보니까, 근무 환경이 정말 훌륭합니다. 가장 큰 특징은 전문화와 분업입니다. 팀장급이라고 할 수 있는 매니저들은 독립적인 방을 가지고, 코넬대 PI의 연구동향 뿐만 아니라 다른 대학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산업계의 동향을 주시하면서 PI들과 대화를 전개하는 모습이 매우 부러웠습니다. 또한, 자기가 맡은 일은 자기가 책임지고 진행하기 때문에, 나머지 시간은 자유롭고 다른 사람들과 유쾌한 대화가 이어집니다. 널찍한 사무실에서(한국 대학 어지간한 산학협력단 전체 사무실 크기) 조용한 듯 하지만, 어디선가는 큰 웃음소리가 터지는 것은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분위기입니다. 유완식 변리사님이 책자에서 자세히 설명했겠지만, IP& Pizza 세미나에 참석해 봤는데, 참석자들의 열기가 너무 뜨겁습니다. 교수, 직원, 학생 모두 어차피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기에 점심을 피자로 대신하면서 자신들이 관심을 갖고 있으나 모르고 있는 intellectual property에 대해서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가장 놀라운 것은 소장 Alan Paau의 카리스마입니다. 어떤 질문이 나와도 가장 이해하기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것을 보면 기가 딱 막힙니다. 우리는 언제 이런 전문가를 보게 될까요? 덧붙이면 여기서도 역시 대학의 연구와 상업화 기술 사이의 차이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있고, 대학 당국의 인내심을 바라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느 매니저의 말을 그대로 옮기면, "CCTEC의 목표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학 연구자의 연구결과에 부가가치를 더해서 대학과 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어떤 목표를 가지고 기술이전 업무에 임해야 할까요?
코넬대학교는 미국 동부 Ivy League 8개 대학 중에 하나라는 자긍심이 높은 곳입니다. 명성에 걸맞게 교수진, 학생, 연구시설, 식당을 갖추고 있습니다. 가장 환상적인 것은 엄청난 장서와 웹기반 편의성을 갖춘 도서관입니다. 또한, 코넬대학교 캠퍼스는 미국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캠퍼스 중에 하나로 꼽힐 정도로 건물과 경관이 뛰어납니다. 혹시 궁금해 할 것 같아서 사진을 첨부하니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McGraw Tower는 Cornell의 상징인 시게탑인데, 매 시간 여러 개의 종(chime)을 울려 학생들을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Sage Hall은 캠퍼스의 중심에 있는 건물인데, 사진찍은 날(2월 26일)은 눈이 18인치(45센치미터)나 와서 동화 속 궁전같습니다. 마지막으로 Cayuga Lake는 길이가 약 50 마일 정도 되는 커다란 호수로, McGraw Tower에 올라가서 찍은 사진입니다. 혹시 기회가 되서 코넬을 방문하시게 되면 제가 정성껏 모시도록 하지요.
그럼, 모두의 건승을 다시 한번 기원하며 오늘은 이만 맺습니다. 종종 소식 전하지요.
김석호 올림